26/10/11 (일)



20년 넘게 사신 집이었어요. 아이들이 독립하고 두 분이 지내시게 되면서, 넓은 평수가 오히려 휑하고 어수선하게 느껴진다고 하셨죠.
그래서 이번 공사의 방향은 하나였습니다. 더하기보다 덜어내기. 벽·천장·바닥을 밝은 톤 하나로 맞추고, 따뜻함은 오크 한 가지 소재로만 넣었어요.
넓은 집일수록 색을 줄여야 진짜 넓어 보여요.
거실 천장은 몰딩을 걷어 내고 가운데에 둥근 우물천장을 만들어 실링팬을 달았어요. 에어컨은 천장 속으로 숨긴 시스템에어컨이라, 보이는 건 가느다란 라인 디퓨저 한 줄뿐입니다. 영화 보실 때 쓰는 스크린도 천장에 매립해서, 내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는 깨끗한 천장이에요.
창은 시스템 샷시로 새로 바꿨습니다. 프레임이 슬림해져서 창밖 풍경이 더 크게 들어오고, 외풍도 확실히 줄었다고 하세요.




거실과 주방 사이 통로는 각진 문틀 대신 아치로 바꿨습니다. 오크 프레임을 둘러서, 방에서 방으로 넘어갈 때마다 액자 하나를 지나는 느낌이 나도록요.
주방 쪽 긴 벽은 하부장과 오픈 선반으로 꽉 채웠어요. 상판과 선반을 모두 같은 오크로 맞추니, 수납이 많아도 가구가 아니라 벽의 일부처럼 보입니다.
현관 복도는 이 집에서 가장 공들인 곳이에요. 바닥은 테라조 타일로 포인트를 주고, 한쪽 벽 전체를 손잡이 없는 붙박이장으로 짰습니다. 하부에 간접등을 넣어서 밤에 들어와도 발밑이 은은하게 밝아요.
방문은 전부 오크 무늬 도어로 교체했고, 손잡이까지 실버 레버로 통일했어요.
공사 끝나고 첫 주말에 "이제야 우리 집 같다"는 연락을 받았어요. 저희가 제일 좋아하는 말입니다.
채움은 방화동에 있어요. 같은 동네 아파트 구조를 잘 알기 때문에, 상담 때부터 어디를 덜어내면 좋을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.